-행복학교 지정 2년 6개월. 아림고가 바뀌었습니다.

 

 아림고등학교가 경남형 혁신학교인 ‘행복학교’만들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행복학교’는 교육의 주체인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꿈꾸며 학교가 본래 가져야 할 모습을 되찾고자 하는 것이다.

 아림고등학교가 행복학교로 지정된 지 2년 6개월, 아림고등학교는 2년 6개월 동안 행복학교의 4대 과제를 통해 학생들의 인성과 실력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행복학교의 4대과제는 ‘민주적인 학교문화 조성’, ‘배움중심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전문적 학습공동체 구축’, ‘소통과 배려의 공동체 학교 형성’이다.

 ‘민주적인 학교문화 조성’은 교사들의 전체적인 의견을 모우는 교사회의, 학생들의 의견을 모우는 학생 전체회의, 교사를 온전히 학생에게 돌려주기 위한 교사 업무 경감, 학생자치활동의 활성화로 학교의 주인으로 학생들이 제 몫을 하는 것이 과제이다. 교사 전체모임, 학생 전체모임, 업무경감 등도 잘 해 나가고 있지만, 민주적인 학교문화 조성에서 가장 눈에 띄게 발전되고 있는 것은 학생자치 활동이다.

 

 

- 학생자치 활성화로 학생 참여 높아져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학생들이 참여하는 모든 행사는 학생회를 중심으로 기획하고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모든 학생들의 의견을 모우기 위해, 학급회의 부터, 학년회의, 전체 대의원회의, 동아리 회의 등을 통합니다. 이렇게 모아진 의견들을 기초로 우리가 행사를 만드니 학생들의 참여가 더 늘고 적극적입니다”

  아림고등학교(아래 아림고) 학생회장은 지난해 보다 올해, 학생들의 학교 운영 참여가 눈에 띌 만큼 늘었다고 했다. 학생이 모든 행사를 기획하거나 진행하고, 규율을 만들기 위해 학생들은 매 달 3회 이상 꾸준히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학교행사로는 ‘체육대회’, ‘2학년 수학여행’, ‘1학년 행복 야영’, ‘3학년 대학 탐방’, ‘문화체험의 날’행사 등이 있다. 이와 더불어 3월에는 학교 규칙을 개정하기 위해 학생회가 중심이 되어 학생들의 의견과, 학부모 의견, 교사의 의견을 모우고, 이를 종합하여 규정을 만든 후, 학급회의, 전체 학생모임을 통해 규정을 새롭게 만들기도 했다.

 동아리활동 역시, 학생들이 만들고 싶은 동아리가 있으면 4인 이상 모임을 조직하여, 동아리로 등록한 후, 학생 모집을 하면 된다. 이에 학생들은 자기 진로와 관련된 다양한 동아리들을 조직하고 운영하고 있다. 이 운영 역시 동아리장이 중심이 되어 학생자치위원회의 힘으로 움직이고 있다. 탁구부, 족구부, 뷰티부, 요리부, 미술부, 영화제작부, 영어회화부, 논술부, 수학탐구부 등 공식동아리가 25개, 방송부, 자원봉사부, 수능준비부 등 자율동아리 10개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특히 아림고 족구부는 전국대회를 휩쓸고 다닐 만큼 쟁쟁한 실력을 내보이고 있다.

 

 

 학생자치의 출발은 학생의 ‘참여’다. 아림고는 학생의 참여를 어떻게 늘려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 해답을 학생들이 주인공이 되는 행사를 만드는 것에서 찾았다.

“1학기에 실시한 모든 행사들이 기대보다 훨씬 더 잘 운영되었습니다.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서 행사를 진행하고, 행사 이후에는 반드시 평가회를 실시했습니다. 이러한 과정들이 복잡하고 힘들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올해는 확실히 우리가 학교의 중요한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동아리도 작년에 이어 학생들의 요구에 의해 학생들이 만들었습니다. 학생들이 필요한 동아리를 제안하고 만들었기에 학생들이 동아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면 참여율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학생회장은 몇 차례 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감지하고 있었다.

 

 

- 행복한 교실을 위해 교사들의 노력도

 행복학교의 과제인 ‘배움중심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전문적 학습공동체 구축’은 학생보다 교사의 변화이다. 아림고는 학교의 변화는 교사의 변화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학교 만들기에 돌입하였다. 2년 6개월간의 교사들의 노력은 올해부터 그 결실을 내보이고 있다.

 “올 2월에도 새로 학교에 오시는 선생님들과 새 학년 준비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워크숍에는  학교 비전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학생’과 ‘교육과정’을 펼치고 고치고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일회성이나 불필요한 행사를 최소화시키고 교육 활동에 녹이려 노력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창체(창의적 체험활동)가 침해받지 않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숙제를 해 오지 않았다고 혼내는 교실, 성적이 낮다고 창피 주는 교실, 잘못된 답을 했다고 무시하는 교실에서 학생들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교실의 변화’는 매우 중요하다.

“ 학교는 배우는 곳이니까 배움이 보장되어 있어야 하고, 의사소통하면서 공존할 수 있게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수업과 교육과정, 평가, 창의적 체험활동 등 유기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그 안에서 학생의 자치활동 강화도 필요합니다.”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이제는 지식이 아닌, 역량을 길러주어야 한다. 미래의 역량은 소통의 능력, 공동체 능력, 자기 주도적 능력, 정보를 다루는 능력 등인데, 이러한 역량은 이제껏 교실에서 교사가 주도하는 수업으로 기를 수 없다. 새로운 역량은 학생들이 수업의 주도권을 가지고, 학생중심의 새로운 수업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배움중심수업은 이러한 미래 역량을 기르기 위한 수업으로, 아림고 전 교사들은 연수와 수업공개, 수업협의회 등을 통해 배움중심수업을 통한 교사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교실의 모습 역시 배움이 일어날 수 있는 형태로 구조화하고, 배움의 주인이 학생이 되는 토론수업, 협력수업, 프로젝트 수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배움중심수업은 학생들의 실력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리고, 배움에서 학생들이 뒤처지지 않도록 한다.

“수업시간에 모르는 문제들은 친구들과 의논하고 해결해 나가니, 수업이 쉬워졌습니다. 중학교 때는 모르면 자기 일쑤였는데, 고등학교에 와서는 수업시간에 모르면 옆 친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잠을 자지 않고 수업에 참석할 수 있어 좋습니다. 그리고도 모르면 선생님이 친절하게 지도해 주고, 야간 및 보충을 통해 많은 도움을 주십니다.”

 

 

  배움중심수업을 통해 1학기 동안 수업을 받은 1학년 학생들은 자기가 수업에 자연스럽게 참석하고, 모르는 문제를 해결해 과정이 신기하다고 이야기 한다.  

“이제껏 내가 수업을 주도하면서, 학생들이 자는 모습에 힘이 빠지기 일쑤였습니다. 수업의 많은 부분을 학생들을 깨우는 것으로 보냈습니다. 그런데 배움중심수업을 실시하고 나서는 신기하게도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이 거의 없습니다. 또한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문제해결을 해 나가면서, 그날 배운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는 학생들의 모습이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올해 아림고로 오신 선생님이 배움중심수업으로 수업을 바꾸고 난 후, 학생들의 변화된 모습에 대한 이야기이다. 교사들도 수업의 변화가 학생들의 변화, 나아가 학교의 변화로 이어진다는 것을 인지하고, 학교변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 행복하지 않은 교실, 행복학교로 바뀔까?

 OECD가 조사하는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한국은 매 번 높은 순위를 기록한다. 그러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삶의 만족도’는 OECD 국가 중 꼴찌다. 더불어 교사도 행복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2009년 매킨지 보고서에서는 ‘고교 성적 상위 5%가 교사가 되는 세계 유일한 국가’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같은 해 OECD 교육지표에서는 ‘교사의 자기 효능감은 OECD 국가 중 최하위’로 평가됐다.

 교사도 행복하고, 학생도 행복한 학교, 학부모도 더불어 행복한 학교는 가능할까? 행복학교로 발걸음을 걷고 있는 아림고를 우리가 주목해봐야 할 이유이다.

 이제 2년 6개월의 기간이 지났지만, 학생들은 행복학교에 다니는 것이 행복하다고 이야기한다. 1학기 학교 교육과정 평가회에서 많은 학생들이 “행복학교라 학생들의 입장을 이해해주고,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수업을 실시하며, 교사들이 끊임없이 애정으로 우리를 지켜봐 주십니다.”, “학생 한명이라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하고, 학생들의 배움과 인성지도에 최선을 다합니다.”, “우리가 주인이 되는 다양한 활동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우리의 진로와 많은 관련이 있고, 학생생활기록부를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성적으로 학교를 선택하여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낮았는데, 학교를 다니다보니, 학교에 대한 애정이 생기게 되었습니다.”라고 했다.

 물론 100% 모든 학생들이 만족하고 행복한 학교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대 다수의 학생들이 행복하다면, 우리가 애정을 가지고 아림고를 응원하고, 아림고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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