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도립거창대학 김기수 학생, 전문대학 학생으로는 유일하게 2018년 정부지원 사업인 파란사다리 사업 참가

 

 2018년도부터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에서는 균등한 교육 기회 보장을 위해 사회 경제적으로 취약한 여건 속에서도 자기 개발과 진로 개척에 꿈과 열정을 지닌 대학생에게 해외 연수 경험을 지원하는 ‘파란사다리 사업’이 3년 동안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사업의 첫 해로 부산·울산·경남 대학생 20명을 선정해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저는 이 기회를 통해 ‘파란사다리 사업’ 연수생으로 선발되어 2018년 8월 한 달간 짧지만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만큼 큰 경험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저는 지난 4월 학과 공지사항을 통해 파란사다리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파란사다리 사업은 신청서부터가 독특하였는데, 바로 ‘꿈과 열정 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이었습니다. 계획서를 작성하면서 처음으로 나의 꿈과 열정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고, 솔직 담백하게 쓴 결과 서류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며칠 후 이루어진 면접에서는 파란사다리 사업이 꿈과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며 자신감을 가진 학생, 배움에 대한 욕심과 그 욕심을 이루려는 끈기, 성취감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고자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 면접을 보았지만 아쉽게도 최종 선발 명단에 제 이름은 없었습니다.

 시간은 흘러 여름방학이 되었고, 다음 학기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파란사다리 사업 합격자 중 결원이 생겨 후보자인 제가 추가 합격하였으니 7월 29일에 출발하는 연수에 참가하라는 기쁨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저는 1기 파란사다리 일본 연수단원이 되었고, 20명의 대학생 중 유일하게 선정된 전문대학 학생이라는 자부심을 품고 일본 후쿠오카로 떠났습니다.

 

 

 연수 생활은 규슈공업대학의 특강과 오리엔테이션, 기타큐슈 현립 고쿠라고등학교 학생들과의 교류회, 후쿠오카공업대학 특강, 아이노지마(일명 네코지마, 즉 고양이 섬) 방문을 통해 일본에 대한 적응과 문화 이해로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일본 고등학생들도 우리처럼 틀에 박힌 교육을 받는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해 보니 일본 고등학생들은 명확한 목표와 인생관을 가지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점은 한국 학생들이 명확한 목표 없이 학교 성적과 수능 점수에 맞춰 의무적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것과 상당히 대비되어 저에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8월 1일부터는 후쿠오카 외국어전문학교에서 단기유학코스로 어학연수를 받았는데, 평일에는 어학수업이 이루어지고 매주 토요일에는 문화체험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때 ‘레고를 이용한 의사소통법’에 관한 특별한 특강을 받았습니다.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통한 새로운 이야기 방법인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를 회사의 비전 설정과 새로운 아이디어 개발, 팀 빌딩에 적용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이 기간에는 후쿠오카 최대의 불꽃축제가 있어 아름다운 불꽃놀이까지 보게 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3주차 연수는 일본의 오봉 기간이었습니다. 오봉은 우리나라의 추석과도 같은 일본의 큰 명절로 이 기간에는 서비스 업종을 제외하고 대부분 1주일간 긴 휴식을 가져 수업 대신 모지코, 평화 기념관, KIRIN 맥주공장, 오호리 공원 유적관 등으로 문화 체험과 견학을 다녔습니다. 3주차 후반에는 설문조사를 하고 프레젠테이션을 만든 후 마지막 수업 시간에 발표하는 과제를 수행했습니다. 과제를 준비하면서 많은 일본인들과 교류하였고, 서로를 알아가는 뜻 깊은 시간도 가졌습니다. 더욱이 수업 후 일본 학생들과의 정식 교류회가 생겨 한국에 관심이 있는 일본 학생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그중 몇 명과는 지금도 연락을 하면서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4주차 연수에는 제 인상에 깊게 남은 하루가 있었습니다. 그날은 8월 21일 큐슈공업대학교의 특강 수업으로 공학프로그램 및 코딩 체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로봇자동차를 만들고 그 속에 들어가는 프로그램을 직접 구성해 보았는데, 이를 통해 연산과 논리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어렵긴 했지만 주입식 교육과는 다르게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과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수업 방식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남은 4주차 기간에는 마지막 과제 발표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제작하였고, 부족한 일본어 실력이지만 우리들 힘으로 일본어 대본을 만들어 모두 최선을 다해 발표하였습니다. 과제를 준비하는 동안 힘들기도 했지만 발표 후 얻은 성취감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컸습니다.

 4주차 주말에는 후쿠오카가 자랑하는 해양관광지인 ‘우미노나카미치’에 있는 캠프장에서 바비큐 파티도 하고 진한 바다내음을 맡으면서 휴양지의 기분을 만끽했습니다. 연수단 친구들과 일본의 철판요리인 ‘야키소바’를 만들어 한국인이 중화풍으로 만든 일본음식을 먹는 이색적인 경험도 하였습니다.

 파란사다리의 막을 내리는 마지막 주에는 기업탐방을 다녔습니다.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야구단의 홈구장인 ‘야후오쿠 돔’과 다큐멘터리 전문제작 방송국인 ‘Cow TV’, 웹 디자인 회사인 ‘D-Zero’, 시스템 개발 회사이자 구글의 협력사인 ‘Fusic’, 문구와 제지, 3D프린터 제작업체인 ‘레이메이후지’를 방문하였는데, 기업탐방을 하면서 한국인이면 한국 기업에 취업해야 한다는 관념에서 탈피하여 일본 기업으로의 취업도 괜찮겠다는 생각의 전환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렇게 저에게 좋은 생각과 새로운 관념, 그리고 꿈과 도전정신을 심어준 파란사다리 연수는 9월 1일 토요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파란사다리 연수를 통해 연수 전보다 훨씬 많은 자신감이 생겼고, 저의 능력을 전부 발휘할 수 있는 멋진 경험들로 정말 뜻 깊은 8월을 보냈습니다.

 저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해외 경험을 꿈꾸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파란사다리 사업’이라는 좋은 기회 덕분에 해외에서의 폭넓은 체험으로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앞으로 삶을 마주하는 올바른 태도와 마음가짐을 배웠고, 배움의 기쁨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으며, 일본 취업에 대한 자신감까지 가지게 되었습니다.

 끝으로 저와 같은 저소득층 학생들의 자기 개발과 진로 개척에 도움을 주는 사업이 많이 생겨 모든 학생들이 꿈과 도전정신을 가지고 멀리 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경남열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