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19(수) 오후 7시30분, 겨울철 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도는 가운데 지리산국립공원 장터목대피소에 화재가 발생하였다. 화재는 대피소 건물의 난방용 기름보일러 굴뚝에서 발생하여 지붕을 타고 번지고 있었다.

대피소 건물 내에는 국립공원공단 직원들과 51명의 탐방객이 있었다. 누군가의 ‘불이야’라는 외침과 함께 대피소 내 탐방객들은 신속히 대피하는 상황에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대피소 직원들과 함께 사다리를 펼쳐 지붕을 오르는 한 시민이 있었다.

그는 대피소에 보유 중인 소화기 30여대를 사용하여 화재가 급격히 연소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맨손으로 지붕을 뜯고 대피소 직원들이 연결한 물호스를 활용하여 초기진화를 실시하였다. 대피소 직원들과 함께 화재진화에 앞장선 시민은 다름 아닌 대구동부소방서 구조대에 근무하는 정재욱씨였다.

정재욱 소방관은 당일 비번근무로 아들과 함께 장터목 대피소에 머무르다 화재상황을 목격하고 본능적으로 그 같은 행동을 하게 된 것이었다.

화재가 진압된 이후 대피소에 난방장치가 고장나자 51명의 탐방객들은 혹한으로 대피소에서 밤을 지새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되어 하산을 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며 의견이 분분하였다.

이때 정재욱 소방관은 겨울철 눈쌓인 곳에서의 야간 산행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기에 하산을 하다 자칫 조난 등 2차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대피소에 있는 종이박스와 석유스토브, 개인침낭 등을 활용해 대피소 내에서 밤을 지새는 것을 권장하였다. 그리고 재발할 수 있는 화재에 대비하여 불침번을 세워가며 탐방객들이 안전한 밤을 보낼 수 있게 하였다.

정재욱 소방관의 주도적인 행동에 당시 대피소 직원들과 탐방객들의 칭찬이 이어지자 그는 비번날 산행 중에 뜻하지 않은 사고를 목격하였지만 소방관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행동을 하였다며 멋쩍은 웃음으로 화답하였다.

정재욱 소방관은 1급 인명구조사, MASTER다이버 등 다수 인명 구조 관련 자격증을 소유한 베테랑 구조대원으로, 지난 2019년 4월 재난현장에서 헌신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에 공을 높이 사「제24회 KBS119상」을 수상한 이력 등이 있다.

이에 함양소방서장(구본근)은 “이날 정재욱 소방관이 보여준 모습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소방의 소명이라는 것임을 잘 보여주는 행동이었다.”며 “많은 대원들이 이 사건을 두고두고 귀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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