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강제폐업 발표 7년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 위해 공공병원 설립 시급 보건위기 이기는 또 다른 백신은 ‘성숙한 시민의식’

 

오늘은 옛 진주의료원에 대한 강제폐업 발표가 있은 지 꼭 7년째 되는 날입니다.

그해 5월 29일 폐업신고 후 환자 200여명이 불안한 마음으로 병원을 떠나야 했고, 42명은 1년이 채 되기도 전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7년 전 오늘이 아픈 교훈처럼 다가오는 것은 지금의 현실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코로나19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공중보건위기 상항을 대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남의 26일 오전 9시 기준 현재 코로나19 확진환자는 26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지난 20일 첫 번째 경남 확진환자 발생 이후 단 6일 만에 26명으로 늘었습니다. 또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돼 검사 중인 환자가 142명이고, 자가격리자는 590명에 이릅니다.

이처럼 확진환자가 늘어나면서 이들 환자를 치료할 병실을 확보하는 데 비상이 걸렸습니다. 경남의 음압병실은 36곳에 불과해 격리병실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경남도는 마산의료원을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했고, 결핵전문병원인 국립마산병원도 추가로 지정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지방의료원과 국립 전문병원을 부족한 격리병실 대비책으로 사용하게 되면 지역 공공의료 체계와 지역민에 대한 의료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진주의료원이 있었다면 경상남도 자체 자원으로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능률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진주의료원은 지난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 때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 바 있습니다.

당시 경남도가 ‘신종플루 치료 거점 병원’으로 지정해 의심환자 1만2,075명을 진료하고 확진환자 498명을 치료했습니다.

감염병에 의한 의료재난 사태는 5~6년 주기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2003년 사스와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에 이어 지금의 코로나19까지 더욱 빈번해진 의료재난을 겪으며 공공병원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주의료원 강제폐업 이후 지난 7년 동안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강조돼 왔지만, 이제야 겨우 공론화 단계를 밟고 있을 뿐입니다.

잘못된 과오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 지난 7년의 시간을 반성하고 사회적 필요성과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서둘러야 합니다. 공공병원 설립은 찬성이나 반대를 묻는 대상이 아니라 신속히 처리해야 할 시급한 과제입니다. 감염병 대비와 지역 분산 치료, 공공의료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서도 절실합니다.

정부는 지난 23일 코로나19 대응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했습니다. 초기대응과 확산차단 노력으로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특정 종교집단을 중심으로 무섭게 확산되면서 사태는 다시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수많은 ‘코로나19 전사들’이 자발적으로 위기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감염을 무릅쓰고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겠다고 지정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몰려드는 의료진들, 마스크를 기부하는 시민들과 공짜로 나눠주는 자영업자들, 어려운 영세자영업자들을 위해 건물 임대료를 낮춰주는 건물주들이 위기를 이기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를 이기는 최고의 백신은 사실 ‘성숙한 시민의식’입니다. 완전종식의 그날까지 김기운도 열심히 시민들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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