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회 김일수 도의회

가야산해인사는 경남 최고의 문화관광 자산이다.

오랜 기간 계획만 했던 서부경남을 지나가는 철도가 2019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으로 확정되고 최근에는 1년여에 걸친 용역 끝에 6곳의 역사(驛舍)예정지를 정하여 주민설명회까지 마쳤다.

정부에서는 ‘남부내륙철도’라 하고 경상남도에서는 ‘서부경남KTX’라고 하는 이 사업은 1966년 11월 기공식까지 했던 김천~삼천포간의 철도 사업을 김천구미역~거제로 노선을 변경하여 진행하고 있는 국책사업으로서 낙후된 서부경남에 활력을 주어 경남의 균형발전을 이루는 토대로 삼겠다는 김경수 경남지사의 복심이 담겨있는 1호 공약사업이다. 경남의 주요사업이라는 이야기다. 이 사업에서 결정하는 역사의 위치는 사업의 성공여부는 물론 오랜 세월 경남의 변방으로 살아온 북부경남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은 당연지사라 할 것이다.

그런데 지난연말에 발표한 철도 노선과 정거장 예정지를 선정한 중간용역 결과를 보면 총 6개의 정거장이 예정되어 있는데 경북 성주, 합천, 진주, 고성, 통영, 거제 정거장 이다. 이 중 진주역은 현재의 역사를 활용하고 나머지는 신설한다는 계획인데 인근 한 고성과 통영에 각각의 정거장을 짓는다는 것도 이해하기가 어렵고 김천구미역에 인접해 있는 경북 성주에 정거장을 신설한다는 것은 더 이해 할 수 없는 일이다.

국토부에서는 국립공원 가야산의 훼손 없이 친환경 철도를 계획했다는 명분이지만 결과적으로 성주군에 예정되었던 신호장이 정거장으로 바뀌는 명분을 제공한 셈이 되었고 선형을 수정하여 철길의 길이가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왔다.

경북 성주군 수륜면의 정거장 신설 계획은 합천역이 합천읍 인근으로 계획하는 명분이 되고 버젓이 경남 합천군 가야산에 자리하고 있는 천년고찰 해인사를 신설하는 성주군 수륜면의 역사 이름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한다.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해인사는 연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경상남도의 세계적인 문화관광 자산이다. 현재 예정대로 성주 수륜면과 합천읍에 정거장이 신설된다면 가야산에 근접하고 해인사와 접근성이 용이한 성주 수륜면이 해인사역의 이름을 사용한다 해도 경남에서 막을 수 있는 명분이 없다. 특히 우리나라 인구의 대다수가 살고 있는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을 합천읍의 신설역이 이겨내기에는 어렵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어쩌면 미래에는 많은 사람들이 ‘해인사는 경북 성주군에 있다’ 할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도 된다.

이대로 정거장의 신설 계획이 추진된다면 경남의 북부지역은 또다시 지역발전의 꿈이 미궁으로 빠질 수 밖에 없다.

합천읍에 합천역을 신설해야 한다는 합천군민들의 의견은 충분히 이해를 하고도 남음이 있다. 하지만 합천역사의 위치를 합천읍으로 고정한다면 성주군의 역사 신설과 해인사를 역사 이름에 이용하는 것을 반대할 명분은 없다. 경남의 중요한 문화자산은 경북의 자산으로 알려지고 합천과 북부경남 경제발전의 기회를 놓쳐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 또한 자명한 일이다.

따라서 필자는 성주 수륜면과 합천읍에 신설계획인 역사를 하나로 합쳐 함양 거창 합천등 북부경남 도민들과 복잡한 대구 시내를 거쳐 동대구역을 이용하는 대구의 서부지역민, 고령군민 등의 이용이 용이한 해인사 인근의 합천지역에 “합천해인사역”의 신설을 제안한다.

이러한 사업의 조정에는 어렵게 예타면제사업을 이끌어 낸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역할이 절대적이라 생각된다. 경남도지사로서 경남도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접경지역에서 경남도의 경쟁력 확보와 소외된 북부경남 균형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조정과 과감한 추진을 촉구한다.

아울러 역사의 위치는 지사가 공약한 서북부경남의 관광자원(지리산, 덕유산, 가야산등)과 남해안 관광자원을 연계하는 관광밸트 사업의 성공 여부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좋은 교통여건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기차역사 하나가 만들어진다고 산업과 경제가 그냥 발전하지는 않는다. 사람이 모여들고 산업이 유입될 수 있는 이름 있는 자산을 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지역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울산역이 인근 양산의 통도사를 부(副)역명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1966년 김삼선의 기공식 이후 중단된 서부경남 철도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국책사업으로 유치한 김경수 경남지사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아울러 이 사업이 서부경남은 물론 타시도와의 접경지역에서 경남의 경쟁력이 우위를 점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김경수 경남도정의 합리적인 판단을 요청한다.

누구나 자신이 처한 현재의 위치에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은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다. 권력자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본인이 현재 경남지사라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2021년 2월

                          경상남도의회 의원 김 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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