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락일고(伯樂一顧)는 겸손한 인재를 찾는다

파란 하늘이 눈부시도록 아름답다.

고개를 숙이며 익어가는 황금 들판, 코스모스, 구절초, 국화의 시절이 왔다.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찐다는 계절, 가을이다.

코로나19 탓에 천고마비(天高馬肥)는 ‘천고아비(天高我肥:하늘은 높고 나는 살찐다)’로 바뀌었다는 유머가 회자 된다.‘백락일고(伯樂一顧)’라는 고사성어가 있다.백락이 한 번 돌아본다는 말이다.전국책 《戰國策》 연책〈燕策〉에 나와 있는 이야기다.기원전 630년 춘추시대, 백락이라는 사람은 말을 감정하는 신하였다.하루는 말을 팔려고 하는 사람이 백락을 찾아왔다.

명마를 비싼 값에 팔려고 하는데 사람들이 단점만 지적하면서 사려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저한테 좋은 말이 있어 팔려고 하는데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어르신께서 평가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백락은 부탁을 듣고 시장으로 나갔다.시장에는 여러 말이 있었지만 그 중 한 마리가 백락의 눈에 들어왔다.

백락은 말 주위를 돌아보며 감탄하는 표정을 짓고는 자리를 떠났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명마라고 생각을 하고 앞 다투어 사려고 했다.

순식간에 값은 뛰었고, 말 주인은 생각보다 높은 가격에 팔았다.

이 장면에서 ‘백락이 한 번 돌아본다’는 말이 나왔다.당송팔대가 중 한 사람인 한유(韓愈)는 〈잡설(雜說)〉에서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는 백락이 있고, 그 다음에 천리마가 있다, 천리마는 항상 있으나 백락은 항상 있는 것이 아니다.”

백락일고(伯樂一顧)는 “명마가 백락을 만나 세상에 알려졌듯이 우수한 인재도 그 사람을 알아주는 이를 만나야 두각(頭角)을 나타낼 수 있다”는 의미다.‘낭중지추(囊中之錐)’의 능력자일지라도 선택을 받지 못하면 빛을 발하기 어렵다.21세기 인재는 자기 분야의 탁월한 지식, 다양한 상식, 어떤 사람과도 소통 할 수 있는 능력뿐만 아니라 겸손을 갖춰야 한다.

겸손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자기를 낮추는 태도가 있음’을 뜻한다.

요즘에는 훌륭한 경력에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외모도 준수한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자기주장만을 내세우며 상대를 폄하하거나 감정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람이라면 제 아무리 유능해도 고개를 돌리기 마련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사람은 고개를 먼저 숙이는 겸손과 훌륭한 인성을 갖춰야 익은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한 사람의 장단점이 노출되는 시대다.

지금은 학력의 평준화와 과학기술의 발달로 뛰어난 백락이 많다.

선택을 받고 싶거든, 남이 나를 알아주지 못하는 것을 탓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아주지 못하는 것부터 경계해야 한다.

거창경찰서 정보안보외사과 경위 문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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