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창원(시)에 볼 일이 있어, 창원으로 내려갔다. 창원 찜질방(도심속의 쉼터)에서 1박했다. 찜질방 들어가기 전, 정우빌딩 지하 서점에 가 정현종 시인의 최근시집 <어디선가 눈물은 발원하여-문학과지성사 출간>를 구입했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정 시인은 내 젊은 날의 스승이었다. 그는 노래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또 이런 시가 있다.

바보 만복이

거창 학동 마을에는

바보 만복이가 사는데요

글쎄 그 동네 시내나 웅덩이에 사는

물고기들은 그 바보한테는

꼼짝도 못해서

그 사람이 물가에 가면 모두

그 앞으로 모여든대요

모여들어서

잡아도 가만 있고

또 잡아도 가만 있고

만복이 하는 대로 그냥

가만히 있다지 뭡니까.

올 가을에는 거기 가서 만복이하고

물가에서 하루종일 놀아볼까 합니다

놀다가 나는 그냥 물고기가 되구요!

스승은 1939년생이니 금년 사이로 여든셋. 그래서인지 최근 시집에는 세상과 이별하기 전 심사를 그린 시들이 여러 편 나온다. 그 가운데 필자는 <잔설을 밟았는데>를 주목해 읽었다.

殘雪을 밟았는데

잔설을 밟았는데

그랬을 뿐인데 왜 이렇게 슬픈가

이 시를 읽고 나니 머리가 멍해진다. 뭔지 모르게 슬픔이 일순간에 밀려온다. 각설하고 정현종 시인은 지리산 함양군 마천면 추성마을을 무척 사랑한다. 이곳 추성산장에서 일박하면서 느꼈던 산문이 있다. 스승이 세상과 이별하기 전, 함양에 오시면 꼭 대접하고픈 명주가 있다. 바로 병곡 전주와 읍내 목로주점 투다리 오뎅탕에 꼬치.

병곡전주는 작년에 코카콜라병(대 자) 크기에 6천원은 했었다. 병곡도가에서 만든 이 술은 고은 시인이 애호했다. 함양군 출신인 김수복 시인(金秀福, 1953~현재 단국대학교 총장)은 고향 올 때 마다 이 술을 여러병 구입한다.

병곡 전주에 오뎅탕과 꼬치로 정현종 시인을 모시고 싶다. 정 시인이 함양에 오시면 모시고 오뎅탕 잘 하기로 유명한 읍내 투다리로 갈 것이다.

투다리 대표안주는 꼬치다. 꼬치를 만드는 작업이 얼핏 단순하고 쉬운 과정으로 생각되지만 결코 만만치는 않다는 게 주인 장수진 사장의 설명이다. 꼬치구이의 맛은 소스에 있다. 직접 만든 소스와 꼬치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집은 통마늘 모래집볶음이 유명하다. 씹는 맛이 좋은 통마늘 모래집볶음을 주문했다. 통마늘 모래집볶음은 포장마차 단골 술안주 메뉴지만, 식사처럼 즐기려면 걸쭉하게 볶아내 떡사리나 라면사리를 넣는 게 좋겠다.

함양 투다리 주인 장수진 사장이 음식에 쏟는 열정은 주 메뉴 꼬치뿐만이 아니다. 이른바 사이드 메뉴에도 나름의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직접 고안한 소스로 끓이는 계란탕과 천연재료 육수를 사용한다는 어묵탕은 손님들 사이 반응이 좋다.

이밖에도 꼬치류로 닭산적꼬치, 통닭날개꼬치, 팽이버섯말이 꼬치, 모래집 꼬치, 닭껍질 고치, 은행꼬치, 등이 있으며, 투다리 꼬치세트가 인기다. 그리고 통마늘 모래집볶음, 모둠소세지, 태양초치즈닭갈비, 훈제 삼겹살, 등이 인기가 있으며 탕류로는 어묵매운탕, 알탕, 투다리모둠오뎅탕, 투다리 부대찌개, 화로꽃게어묵 등이 있으며 가장 인기 있는 김치우동, 얼큰이 우동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오후 5시에 문을 열어 이튿날 오전 2시에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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