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병곡면 도천마을

서상숙·이영태 부부
서상숙·이영태 부부

바위와 자갈 속에는 여러 가지 광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지구의 지자기(地磁氣)가 철분 구리 등을 포함한 광물질을 통해 지상으로 분출한다. 마치 분수처럼 펑펑 쏟아져나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재야 인문학자 조용헌에 따르면 바위 위에서 기도하면 영발이 용솟음치고 맨발로 자갈 위를 걸으면 온몸에 좋은 기운이 스며들어 간다고 한다.

“우리 인체 속에는 철분을 비롯한 여러 광물질이 있다. 바위 자갈 등에서 분출되는, 좋은 지자기가 우리 인체에 들어와 우리 몸속 나쁜 성분을 일대쇄신(刷新) 시켜준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바위에서 기도하고 자갈을 밟으면, 업장(業障)이 떨어져 나간다고 했다”

언젠가부터 함양군 지곡면은 자갈로 구운 “한과(유과)”로 전국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경상남도에서 발행하는 도정소식지 “경남공감”은, 이곳 자갈한과야말로 “웰빙식품의 금자탑”이라고 추켜세운다.

KBS 드라마 “토지” 남자주인공 윤승원(탤런트)는 설날이 가까워지면, 어김없이 지곡면에 내려와 자갈 한과를 대량 구입한다. “설날 선물로 이만한 게 없습니다. 받는 사람 전부 황홀해합니다. 자갈한과를 선물하면 대박을 터트릴 수 있습니다. 되로 (선물) 주고 말로 (보답) 받는 기막힌 선물입니다.”

경남 함양군 병곡면 도천마을 서상숙·이영태 부부.이들 부부는 직접 농사지은 우리 쌀과 콩, 등을 넣어 전통 자갈한과를 만들고 있다. 상호는 우란전통수제한과.

자갈(옥돌)로 구운 한과는 담백한 맛이 난다.

우란전통수제한과는 자갈(옥돌)로 구워서 유과를 만든다. 옥돌을 달구면 검은 돌로 변한다.

즉, 찹쌀로 만든 넓적한 인절미떡(바탕)을 기름에 튀기는 것이 아니라 자갈(옥돌)로 구워서 크게 부풀리고 그런 다음에 조청이나 물엿을 발라 쌀가루를 묻혀내는, 아주 옛날 방식을 고수하는 곳이다. 옆에서 작업과정을 지켜보니 100% 수작업이다. 말이 좋아 수작업이지, 많이 가는 손길만큼 생산 효율이 나오질 않는다.

반들반들 윤이 나는 콩알 만한 자갈(옥돌)이 열기를 뿜어 낸다. 하얀 '물체'가 연신 자갈을 비집고 올라오자 서상숙씨는 요리조리 주걱을 움직이며 반듯한 모양으로 부풀려 가며 구워 냈다. 반죽을 둥글 넓적하게 펴서 만든 반대기가 자갈 위에서 구워지는 것이다. 부푸는 반대기를 탄 자국 하나 없이 반듯하게 노릇노릇 구워내기까지 과정은 보기엔 쉬워도 만만찮게 손길과 정성이 들어갔다. 잘 구워진 한과에 직접 고아 만든 달콤한 조청을 바르고 하얀 튀밥 가루로 옷을 입히면 완성이다.

식용유 역할을 하는 자갈(옥돌)은 동네 하천에서 맞춤한 돌을 주워 깨끗하게 씻은 뒤 소금을 넣어 50분가량 볶았다. 소금은 천연소독제 역할을 한다. 이렇게 볶은 자갈은 뜨끈한 물에 한 번 더 헹궈 바람에 말린다. 찹쌀과 콩 등 한과에 들어가는 재료는 모두 이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이다.

서상숙씨는 말한다.

“한과(자갈유과)는 쌀을 발효해 만드는 간식입니다. 그렇기에 흡수와 소화가 잘 됩니다. 차와 함께 늘 곁에 두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우리 전통 먹거리로 한과를 지켜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조청도 저희가 직접 만듭니다.”

-어떤 마음을 갖고 한과를 만드시나요? 자신만의 특별한 비법이 있다면.

“정성과 마음을 담아 한과를 만드는 게 비법입니다. 쌀·찹쌀·보리·수수·율무 등 한과에 들어가는 농산물은 모두 지역에서 생산된 것만 사용하며 조청 또한 옛 조상의 비법을 그대로 전수받아 한과를 만들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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