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권 논설위원 (사진=경남열린신문)
김한권 논설위원 (사진=경남열린신문)

외국 이름의 꽃 축제 이름을 보고 구경을 갔다.

잘 마련된 창포원의 광활한 영역은 설계도 잘 되었고 창포도 가지각색의 꽃으로 정말 아름답다.

창포축제라고 했으면 좋으련만 왜 잘 알지도 못하는 외국 이름의 꽃축제 제목을 정했는지 좀 의아해지고 아쉬운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창포 축제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물론 계절별로 피어나는 연꽃을 심은 것도 아주 잘했다. 다른 여러 가지 전통 꽃과 수목의 조화 모두 잘 된듯하다. 그런데 좀 아쉬운 것은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축제를 한다고 홍보하기에 들뜬 마음에 꽃구경을 갔는데 천막 속에 갖추어진 여러 물품도 공간이 비어있고 형식적인 느낌이 들며 뭔가 허전하고 부족한 느낌이 든다.

기대 속에 가족과 함께 왔던 사람들도 모두 떠나면서 왠지 뭐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토로한다.

충청도 꽃지 해수욕장의 꽃축제나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꽃 축제를 가보면 정말 물량도 많고 손님도 많고 갖가지 풍물이 왁자지껄 많다.

흥미롭고 관심 분야도 많고 가족들이나 관광객이 왔다 가면서 모두 만족한다. 그런데 외국 이름의 이번 꽃축제는 왠지 이상하고 낯설다. 뿐만아니라 누구에게나 허전하고 빈 느낌을 준다

앞으로는 누가 설계를 하고, 예산은 어디서 조달하며, 누가 집행위원장인지 잘 모르겠지만 거창이라는 지방자치단체의 이름을 걸고 한다면 좀 알차고 한국적이고 풍부한 볼거리를 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다음에 다른 축제를 한다 해도 많은 구경꾼이 오지 않겠는가.

만약 예산이 부족하다면 아예 꽃축제를 하지 말고 이왕 한다면 알찬 예산으로 알찬 축재를 하면 좋겠다.

너무 빈약한 축제가 머리에 박힌다면 앞으로 거창에서 어떤 축제를 한다 해도 오지 않을 것이다.

잘못하면 거짓말하는 양치기 소년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나는 고향 거창을 사랑한다. 지금 살고 있는 여러분도 거창을 사랑하고 아낄 것입니다. 이왕 우리가 뼈를 묻을 때까지 살진데 그래도 좀 아름답고 풍부하고 타지방의 사림들이 거창을 방문하고 싶도록 매사에 충실하고 알찼으면 좋겠다.

그래도 이번 창포원에서의 꽃축제를 하신다고 참여자 여러분 고생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좀 더 열성을 가지고 애향의 정신으로 합시다.

형식적이고 구호에만 그친 행사는 오히려 거창의 미래를 망치게 할 수도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한 다른 지방에서 꽃축제를 하니까 우리도 따라서 해야겠다는 이런 주체성 없는 행사는 하지 말고 가능하다면 다른 지방에서 하지 않는 우리만의 독창적인 축제, 많은 사람이 저절로 모여들게 하는 축제, 거창만의 고유한 축제, 창의력이 있는 축제, 예산이 많이 들지 않는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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