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남용 거창경찰서 정보안보외사과 경위
문남용 거창경찰서 정보안보외사과 경위

포기할 줄 모르는 근성이 오래된 소나무를 오른다.

지난여름 비바람과 뙤약볕에도 희망이라는 손을 잡고 꿋꿋하게 나아갔다.

담쟁이덩굴은 높다란 콘크리트 벽마저도 포근하게 감싸 안고 있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이라는 시가 있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 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시인은 불굴의 의지만 있으면 그 어떤 절망의 벽도 넘을 수 있다는 희망을 노래했다.

필자는 태사공(太史公) 사마천을 좋아한다.

사마천은 루쉰이 ‘인간이 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문장’이라고 극찬한 《사기(史記)》를 완성한 사람이다.

사기는 52만 6500자로 중국 3000년 역사의 온갖 인간 군상들의 성공과 실패, 사건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담은 역사책이다.

2000년이 지난 오늘 날에도 최고의 인간학 교과서이자 실용서, 문학 작품으로서의 가치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사마천은 이 책을 완성하기 위해 궁형의 고통과 치욕을 견뎌낸 위인이다.

성공하는 사람은 포기를 모르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

살다보면 실의에 빠지거나 스스로 만든 벽에 갇혀 좌절하기도 한다.

죽을 것 같이 아픈 날도 덜 아픈 순간이 있듯이 어떤 절망과 마주해도 긍정을 선택해야 한다.

작은 긍정은 희망이 되고 희망은 또 다른 가능성의 징검다리가 된다.

넘어졌더라도 다시 걸으면 기회는 찾아오고 새로운 길이 열린다.

우리는 단 한번 만 허락된 재방송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그토록 살고 싶었던 내일이라고 하지 않던가.

우물쭈물 시간을 보내다보면 남는 건 후회뿐이다.

넘을 수 없는 벽은 없다.

포기만 있을 뿐.

당신은 벽 앞에 무기력하게 고개를 숙이는 사람인가.

담쟁이처럼 멈춤 없이 꿈을 실현하는 도전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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