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우 전 도의원
강철우 전 도의원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일상생활을 비롯한 삶의 여러 모습에서 큰 변화를 끼쳤다. 이러한 변화의 모습은 체육계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각종 정례적인 체육대회가 개최되지 못하는가 하면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위험이 있는 실내 스포츠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쇠퇴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큰 변화라고 하면 온 국민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자신의 체력에 맞는 다양한 운동을 한두 가지는 해야 자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공감대가 확산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남과 여의 성별, 노·장년과 청년의 연령, 도시와 농촌 등의 공간을 불문하고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지금도 운동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따라서 이제부터의 체육은 과거의 체제 선전이나 국위선양과 같은 거창한 구호로 포장된 엘리트 체육보다 자신의 건강을 돌보며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함께 호흡하는 생활체육으로서의 중심이 옮겨가는 것은 어쩌면 시대의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제61회 경남도민체전의 사례는 여러모로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먼저 시부와 군부를 나뉘어 순위를 매기던 관행을 과감히 없앴다.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가 과거 팽창사회일 때 경쟁이 만연되어 있어서 어디서든지 순위를 매겨 승리자와 패배자를 양산했다. 물론 힘이 세고 경쟁에서 이긴 선수는 승리자로서의 쾌감이 높았겠지만 반대로 힘이 약한 패배자는 경쟁 사회에서 도태된 열패자로 인식하고 경원시 했던 것이다. 이러다 보니 도민체전도 도민 간의 화합이라는 본래 취지는 사라지고 각 상대의 라이벌을 꺾고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수많은 부작용을 나타내기도 했었다. 만시지탄이지만 이러한 순위 경쟁을 없앤 것은 매우 큰 방향의 전환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생활체육의 커다란 진전이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 거창은 족구, 게이트볼, 파크 골프와 같은 생활체육 분야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하였다. 또한 운동부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사격이 8연패의 위업을 달성했으며, 또한 방과 후 수업으로 꾸준히 기초 실력을 연마한 배구도 다른 지역의 운동부 여고를 격파했다. 이러한 거창 체육의 모습은 생활체육의 기반 위에 엘리트 체육도 동반 성장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 것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거창 체육의 커다란 선전은 군 지역이라는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정순우 거창군체육회 회장님 이하 임직원들이 하나로 뭉쳐 선수들을 적극 지원한 것이 가장 큰 자양분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각 운동 종목별 특징에 맞게 맞춤형 지원을 마다하지 않은 종목별 회장님들의 노력도 큰 힘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거창 체육이라는 튼실한 울타리 안에서 각자의 영역에서 최대한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희생과 봉사를 아끼지 않은 숨은 영웅들의 공로가 이번 도민체전에서의 선전으로 확인된 것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이번 도민체전에 아쉬움이 있다면 아직도 대도시 위주의 대회 개최이다. 도민체전은 처음 1962년부터 2000년까지 부산, 마산, 진주, 진해, 울산 등의 주요 5개 시 위주로 개최되다가, 최근에 들어서 중심 개최지인 시에 더불어 보조 개최지로 군이 매칭해 대회가 치러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회 개최 관행은 시군이 모두 평등하다는 도민체전의 평등성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과거 체육 인프라가 시 지역 위주로 있었던 상황에서 지금은 군 단위에도 훌륭한 시설들이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분명 잘못된 것이라 하겠다.

따라서 만약 군 단위에서 도민체전이 개최된다면 당연히 경남의 웅군인 우리 거창이 제일 우선시 되어야 하며, 이는 남해안 도시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경남 체육의 편재성을 해결하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변화가 있어야 발전이 있다. 폭넓은 시각을 갖추고 일류 거창 체육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교육도시 거창 위에 체육도시 거창이라 불린다면 이보다 전인적인 수식어가 또 어디 있겠는가? 거창 체육의 또 다른 비상을 꿈꾸며 군민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거창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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