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디나 있는 인간의 가장 보편타당성적 사상

추석을 앞두고, 경남 함양군 지곡면 개평한옥마을 하동 정씨 고가에서 연꽃어린이집 원생들이 할머니와 함께 만든 송편을 앞에 놓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 = 함양군청 김용만 주무관 제공)
추석을 앞두고, 경남 함양군 지곡면 개평한옥마을 하동 정씨 고가에서 연꽃어린이집 원생들이 할머니와 함께 만든 송편을 앞에 놓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 = 함양군청 김용만 주무관 제공)

 

효(孝)는 동양에서 충(忠)과 더불어 가장 중요하게 여겨진 최고의 가치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효가 매우귀한 가치관으로 내려왔지만 다만 조선시대에 와서는 본격적인 봉건적 중앙집권국가로 바뀌면서 근본이념에서 충(忠)보다 한 단계 하락하는 가치관이 되었지만, 조선시대의 각종 문헌에서 신하된 도리가 먼저고 효가 다음이라는 내용이 자주 보인다. 그러나 일반 백성들은 충보다 효를 더 중요한 인간의 가치관으로 여겨왔다. 그렇다면 효(孝)란 무엇인가? 도덕(道德)을 일관하는 최고의 이념으로 삼는, 유교의 중심사상 인(仁)에 근거하여,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를 실현 목표로 하는 정신이 효(孝)이며 바로 백행지본(百行之本)이라 하였다.

백행지본이란 백가지 착한 행실의 첫 번째 라는 말인데 그 첫 번째가 바로 효라는 것이다. 효는 인간처세의 모든 행위 중 가장 중시되었던 덕목이다. 철저한 가족위주의 사회였던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 효를 강조했던 것은 당연한 도리인 것이다. 우리조상들은 효를 매우 중요시하였기 때문에 효를 백행지본이라 표현하기도 하였다. 효도는 모든 행실의 근원이며, 인을 행하는 주춧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백가지 행실의 근본이요, 만 가지 교화의 근본 이라 하여, 인간으로서 반드시 행해야 하는 일이라고 우리조상들은 이렇게 생각하고 실천하였다.

중국 남송의 유학자 주자는 사람들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하기 쉬운 후회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열 가지를 뽑아 제시한 것이 주자십회훈(朱子十悔訓)이다. 이중 첫 번째 후회하는 것이 ‘불효부모사후회’(不孝父母死後悔)이라 하여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으면 돌아가신 뒤에 뉘우친다. 돌아가시고 나면 후회해도 이미 늦으니, 살아 계실 때 효도해야 한다는 말이다.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고자 하나 부모가 기다려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두 번째가 ‘불친가족소후회’(不親家族疏後悔), 즉 가족에게 친하게 대하지 않으면 멀어진 뒤에 뉘우친다. 가까이 있을 때 가족에게 잘해야지, 멀어진 뒤에는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효의 의미는 부모가 죽은 후에까지 이어진다. 효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디나 있는 인간의 보편타당성적 사상이다. 효는 자녀가 부모에게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행하는 사상이고 실천이다. 이러한 사상은 특히 유교에서는 부모에 대한 효를 도덕규범의 근본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효가 국가로부터 가족에 이르기까지 최우선의 가르침으로 중시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 독특성이 있다.

유교 사상의 핵심적 도덕규범인 효의 본질적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공자(孔子)의 효에 대한 관념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공자께서 효에 대해 강조한 것은 다음 세 가지이다. 첫째, 공자는 효의 본질로서 공경심을 강조한다. 봉양하는 일뿐만 아니라 공경하는 마음(敬)이 효의 관건이라는 것이다. 웃어른에 대한 예절로는 얼굴빛, 즉 존경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하였다. 둘째,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효경’에서 “우리의 신체는 머리털에서 살갗에 이르기까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감히 손상하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다”라고 분명하게 표현되어 있다. 셋째, 효의 의미는 부모가 죽은 후에까지 확대된다. 즉, “살아 계실 때도 예로써 섬기고, 장례도 예로써 치르고, 제사도 예로써 모시라”고 하였다. 여기서 유교의 상례와 제례가 조상숭배 사상과 결합하여 효 사상의 일부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효는 이처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우리네 인간들의 가장 기본과 기초가 되는 사상이기에 요즘 나이를 막론하고 부모 대하는 효라는 사상이 자꾸 얇아지는 것 같아 몹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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